개발, 그 짜릿함에 대하여…

개발을 하다 보면 깊은 숲속을 헤매는 느낌이 든다. 요즘에는 인공지능이 잘 도와주니 물론 전혀 무섭지 않다. 코드의 숲을 헤매다 보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데, 전혀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짜릿함을 맛보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이 새벽 한 시겠지.

오늘도 그런 짜릿한 순간을 경험했다. 특별실 예약 시스템을 개발하면서였다. 이미 예약된 곳은 예약할 수 없도록 하는 함수를 설정했는데, 아무리 해도 작동하지 않았다. 4시간을 디버깅한 끝에 마침내 원인을 찾아냈다. 시트에 날짜를 입력할 때 단순히 문자열 형식으로 입력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고 보니 쉬운 문제였지만,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 듯한 희열을 느꼈다.

또 다른 난관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였다. 개발자의 관점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직관적이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용자 경험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듭했다.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특별실을 예약할 수 있도록 말이다. 구글 시트와 앱스 스크립트를 이용하여 개발했기 때문에, 운영자가 될 사용자의 접근 방식을 예상하고 앱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며칠간의 고민 끝에 모든 기능을 구현하고 인터페이스를 완성했을 때, 게임의 마지막 레벨을 클리어한 듯한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예상치 못한 버그를 발견했다. 메뉴바에서 초기 설정을 누르면 자동으로 필요한 시트와 캘린더가 생성되고 캘린더 아이디가 입력되도록 했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디자인을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로딩중 스피너도 문제였다. 구글 캘린더 로딩 시에만 스피너가 돌아가도록 의도했는데, 처음부터 돌아가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드를 다시 분석하고, 스피너 작동 시점을 수정해야 했다.

이처럼 앱 개발 과정은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끊임없이 힌트를 찾고, 나의 실력을 성장시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정말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비록 예상치 못한 버그와 디자인 수정으로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국어교사이지만 스스로, 나름대로, 뭔가를 개발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에 하루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앱을 만들고 작동하는 순간의 짜릿함은 별것 아니다. 게임을 할 때도 승리를 거두거나 보스를 물리친 순간은 기쁘지만 한순간이고, 허무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우리는 이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 온 시간을 보람 있게 느끼고 매 순간 충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모든 힘든 준비 과정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으니까.

이제 나는 이 앱이 세상에 나가,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앱이 교육 현장의 작은 보탬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교실 수가 적어 교과교실제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교학점제를 강행하는 학교에서, 내가 만든 앱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앞으로도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앱을 더 많이 개발하고 나누고 싶다.

This Post Has 2 Comments

  1. 지혜

    항상 연구하고 도전하는 모습 존경합니다!! 쌤~ 항상 응원해요!!^^

    1. 지훈 공

      와! 여길 어떻게 찾아 오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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