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와 기록을 효율화 시켜주는 앱을 만들다 보니, 기록을 위하여 학생의 자기 평가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자기 평가서가 모든 수업과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은 수업이다. 수업이 다채로워야 학생들이 자기 평가서를 쓰더라도 질문이 다채롭고 학생의 응답이 다양하다.
우리가 강의식 수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은 어떤 것을 잘하고 무엇에 흥미를 느끼며, 어떤 역량이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학생이 교실에서 살아 움직여야만 이런 것들을 파악할 수 있다.
결국은 살아 움직이는 수업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결국 다시 평가를 먼저 계획하고 실제 상황에 연결시키는 것과 상통한다. 학생에게서 어떤 요소를 평가할 것인지를 정하면 이를 실제 맥락에 연결시킬 수 있고, 실제 맥락 하에서는 학생들의 동기가 향상될 수밖에 없다. 나와 관련 없는 문제가 아닌 당장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정말 다르다.
예를 들어 요즘처럼 가을이 여름 같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우리는 뭘 해야 할까? 그렇다. 옷장을 점검해야 한다. 옷장을 점검했는데 체중이 불어 작년에 입었던 겨울옷을 입을 수 없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작아도 그냥 입는다? 좀 어려운 일이다. 운동을 해서 살을 뺀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럼 우리는 무리해서라도 옷을 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의 탐색 단계를 자연스럽게 모색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만든다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