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전라남도의 2030 미래 교실 사업 소식을 접하며, 문득 미래의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마치 미니 레슨처럼, 명확하게 구분된 공간들을 떠올렸습니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한 공간, 활발한 협동 학습이 이루어지는 공간, 그리고 자유롭게 앉아 결과물을 나누고 공유하는 공간. 마치 잘 짜인 교육 과정처럼, 공간 또한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지고 활용했던 공간이 제가 몸담고 있던 학교에 잘 구성이 되어 있고, 매력적이고 인기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공간은 꼭 물리적인 형태를 가져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습 공간을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로 확장해보았습니다. 가상현실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교실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전 세계의 학생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었고 아직 충분히 탐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남은 대한민국의 수도를 바라보며 대한민국 안에서만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디지털과 온라인의 힘을 빌어 세계로 향해야 하고, 소규모 학교, 도서 학교가 많은 전남이 오히려 도전할 만한 기회로 다가온 과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러다 다시,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온 과제로서의 전라남도 2030 미래 교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 그리고 그 안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 숨 쉬는 공간. 바로 ‘교실’ 말입니다.

교실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 그 이상입니다. 그곳에는 우리의 교육 철학, 교육 방식,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모든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네모 반듯한 교실, 일렬로 놓인 책상들. 어쩌면 그것은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의 반영일지도 모릅니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처럼, 모든 아이들을 같은 틀에 맞추려 했던 과거의 교육 방식이 공간에 투영된 것이죠.

물론, 그런 형태의 교실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양성’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속도를 가지고 성장합니다. 획일적인 공간은 이러한 다양성을 담아내기에 너무나 좁습니다. 마치 하나의 색깔로만 가득 채워진 그림처럼, 다채로운 아이들의 가능성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죠.

저는 상상합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실, 자유롭게 공간을 커스텀할 수 있는 교실을. 아이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듯한 교실을. 때로는 토론의 장이 되었다가, 때로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는, 그런 유연하고 다채로운 공간을 말입니다. 물론 이런 공간을 모든 학교급에서 사용하려면 교사들의 교수법이 바뀌어야 하고 학생들의 학습 스타일이 변화되어야 하며 나아가 사회적인 인식과 추구하는 가치까지 모두 변화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가도록 도와주기 위해 미래의 교실은 단순히 학습만 이루어지는 공간이 아닌,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을 키우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매일 가고 싶은 곳, 머무르고 싶은 곳, 그리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곳. 그런 교실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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